
텟코
Tekko · 오키나와/일본의 금속 너클 가드
텟코는 오키나와의 류큐 고무도에서 자라난 작은 너클 가드로, 주먹의 손등을 덮는 평평한 금속판과 그 안쪽에서 손가락 사이에 끼우는 두 개의 짧은 막대로 이루어진 매우 간결한 장비다. 본디는 사람의 발에 신는 짚신과 말의 발굽을 보호하는 편자(蹄鉄)에서 그 모양과 무게를 따왔다고 전해지며, 그래서 텟코는 한쪽 손에 한 자루씩 두 자루를 짝으로 들고 쓰는 것이 보통이다. 같은 손등을 가리는 도구라는 점에서 서양의 브라스 너클(brass knuckle, 너클더스터)과 닮았지만, 손가락 관절만을 감싸는 브라스 너클과 달리 텟코는 손등 전체를 한 면의 판으로 덮어 주먹을 지키고, 그 무게로 주먹의 한 방을 무겁게 한다. 작은 도구라 한 손에 감추기 쉽고 멀리서 보면 알아채기 어려워, 무기 소지가 엄히 금해진 류큐 왕국 시대에 마을 사람과 무도가가 몰래 익혀 둔 호신의 한 줄로 굳어졌다.
기원
텟코의 기원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한 갈래로 정리된 답이 없으며, 가장 자주 들리는 설은 말의 편자(蹄鉄)나 등자에서 모양과 무게를 따왔다는 것이다. 류큐 왕국(1429~1879)에서 1477년 즉위한 쇼신 왕 무렵부터 귀족과 농민의 무기 소지가 차츰 엄격히 통제되었고, 1609년 사쓰마의 시마즈 가문이 류큐를 침공해 사실상의 종주로 자리잡으며 다시 한 차례 무기 금령이 강화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류큐의 무도가들은 농기구와 일상의 도구에서 무기 노릇을 끌어내는 길을 갈고 닦았고, 그 결과 곤(棒), 사이(釵), 토파(통화), 누차쿠(누차쿠), 카마(낫)와 함께 텟코가 류큐 고무도의 여섯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텟코라는 한자 '鉄甲(쇠 갑옷)'은 일본 본토의 손목 보호구 '手甲(테코)'과는 모양과 쓰임이 모두 다른 별개의 도구이며, 둘을 한데 묶지 않는 것이 옳다.
외형·특징
- 주먹 손등을 한 면으로 덮는 평평한 금속판
- 안쪽에 손가락 사이로 끼우는 두 개의 짧은 막대 손잡이
- 한 손에 한 자루씩 두 자루를 짝으로 사용
- 한 손에 감추기 쉬운 작은 크기
- 주먹의 한 방에 금속의 무게를 더하는 보강 도구
- 마타요시 고무도와 야마네류 등 류큐 고무도 유파에 카타가 남아 전승
스토리
텟코의 첫 쓰임은 주먹의 한 방에 무게와 단단함을 더하는 것이다. 평평한 금속판이 손등을 덮고 있어, 주먹을 쥐고 칠 때 손가락 관절과 손등이 모두 보호되며, 같은 한 방의 무게가 맨주먹에 견주어 훨씬 무거워진다. 둘째는 막는 일이다. 칼이나 막대가 위에서 내려오면 텟코의 판으로 손등을 가리며 받아내고, 같은 손으로 곧이어 적을 때리는 한 동작이 류큐 고무도의 텟코 카타에 흔히 보인다. 셋째는 잡고 비트는 일로, 손등 위의 판 끝과 안의 막대는 적의 손목과 옷자락을 걸어 비트는 데에도 쓰였다. 마타요시 가문의 고무도에 전하는 '마에자토노 텟코' 같은 형은, 두 손에 한 자루씩 든 텟코로 주먹을 곁들인 막기·치기·잡기·비틀기를 한 흐름으로 이어 보여 주는 좋은 예다.
약점
텟코의 약점은 무엇보다 그 가림의 좁음에 있다. 손등 한 면을 가리는 도구이므로, 같은 사람의 머리·가슴·다리는 그대로 드러나 있으며, 그래서 텟코는 갑옷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작은 보조 무기의 줄에 든다. 또한 손등 위에 얹힌 금속의 무게가 같은 주먹의 빠른 잰 움직임을 다소 무디게 하므로, 가까이 붙어 한 방을 무겁게 치는 자리에는 어울리지만, 멀리서 다리를 놀려 거리를 다투는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형태가 작아 한 손에 감추기 좋다는 장점이 도리어, 큰 무기 앞에서는 사정거리에서 밀려 적의 한 발에 다가서지도 못한 채 닿는 일을 어렵게 한다. 그래서 류큐 고무도에서도 텟코는 늘 곤이나 사이 같은 큰 무기와 짝지어 다음 단계로 익히는 도구로 자리잡았으며, 단독으로 쓰는 자리는 극히 한정되어 있었다.
문화·역사적 의미
텟코는 류큐 왕국의 사람들이 칼과 창을 빼앗긴 시대에 농기구와 일상의 도구에서 살림의 한 줄로 건져 올린 무도의 한 모습으로, 같은 갈래의 곤·사이·토파·누차쿠·카마와 함께 '류큐의 여섯'이라 일컬어진다. 그 모양과 쓰임은 작고 단순하지만, 등 뒤에 있는 이야기는 한 작은 왕국의 사람들이 무기를 쥘 수 없는 시대에 어떻게 자기 몸을 지켰는가에 대한 큰 물음에 닿아 있다. 그래서 현재 오키나와의 마타요시 고무도, 류에이류, 야마네류 같은 유파는 텟코의 카타를 자기 전통의 한 마디로 정성껏 이어가고 있으며, 일본 본토와 해외의 가라테 도장에서도 텟코는 가라테와 함께 익히는 류큐 무기의 한 자루로 자리잡았다. 한편 한자 '鉄甲'을 그대로 옮기면 '쇠 갑옷'이지만, 텟코는 사실 손등만을 가리는 작은 도구이므로 그 이름의 위엄과 실제 크기의 작음 사이에 한 폭의 정다운 어긋남이 있다.
대중문화 등장
텟코는 가라테와 류큐 고무도를 다루는 다큐멘터리와 무술 영화에서 가장 또렷이 만날 수 있다. 마타요시 가문의 고무도와 마이크 츠치하시 같은 유명한 류큐 무도가의 시연 영상에서 두 손에 한 자루씩 든 텟코의 카타를 볼 수 있고, 영화 《더 파이팅》 시리즈와 《베스트 키드》 류의 가라테 영화에서도 짧게 텟코가 비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격투 게임에서는 SNK의 《사무라이 쇼다운》과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 텟코 모양의 너클 가드를 든 격투가가 곧잘 등장하며, 일본 만화 《바키》 시리즈와 영화 《저지 드레드》(Dredd, 2012)에 보이는 너클 가드도 텟코의 모양에 가깝다. 다만 영화는 흔히 텟코를 서양의 브라스 너클과 한데 묶어 그리는 일이 잦아, 두 도구의 모양과 쓰임의 차이가 흐려지는 일이 적지 않다.
재미있는 사실
- 텟코의 기원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한 갈래로 정리된 답이 없으며, 가장 자주 들리는 설은 말의 편자(蹄鉄)에서 모양과 무게를 따왔다는 것이지만, 등자나 농기구를 그 모태로 보는 견해도 함께 자리잡고 있다.
- 텟코라는 한자 '鉄甲(쇠 갑옷)'을 그대로 읽으면 같은 발음의 일본 본토 손목 보호구 '手甲(테코)'을 떠올리기 쉬우나, 두 도구는 모양과 쓰임이 모두 다른 별개의 것이며, 류큐의 텟코는 어디까지나 손등을 가리고 주먹의 한 방을 무겁게 하는 작은 무기다.
- 텟코는 곤·사이·토파·누차쿠·카마와 함께 '류큐의 여섯'이라 일컬어지는 류큐 고무도의 표식 가운데 한 자루로, 마타요시 고무도의 '마에자토노 텟코' 같은 카타가 오늘날까지 그 손놀림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