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스
Aspis · 고대 그리스 호플리테스의 원형 방패
아스피스(Aspis, ἀσπίς)는 고대 그리스 중장보병 호플리테스가 들었던 대형 원형 방패로, 직경 약 80~100cm에 무게가 7~8kg에 이르는 묵직한 방어구다. 가벼운 나무(주로 포플러나 버드나무)의 원판을 사발처럼 깊이 파낸 위에 얇은 청동판을 씌우고, 안쪽 가장자리에는 가죽이나 천을 덧대어 마무리하였다. 가장 큰 특징은 중앙의 포르팍스(porpax, 청동 팔걸이)와 가장자리의 안티라베(antilabe, 가죽 손잡이)로 이루어진 이중 그립이며, 이것이 방패의 무게를 손목 한 점이 아니라 팔과 어깨에 고루 나누어 받게 하여 큰 방패를 오래 들 수 있게 하였다. 팔랑크스(밀집대형)에서 각 병사의 아스피스는 자기 몸의 왼쪽 절반과 함께 왼쪽 동료의 오른쪽 절반을 가렸으므로, 방패를 버리고 달아나는 행위는 곧 옆의 동료를 죽음에 내모는 가장 큰 수치로 여겨졌다. '호플리테스'라는 이름 자체가 중장비를 가리키는 '호플론(hopla)'에서 비롯하였다고 전해질 만큼, 아스피스는 고전 그리스 시민-병사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 장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