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 보우
War Bow · 전쟁용 강궁
워보우는 중세 잉글랜드의 군용 장궁 가운데서도 특히 장력이 높은(150파운드, 약 68kg 이상) 중전투용 활이다. 활 하나를 통나무 주목(yew) 한 토막으로 깎아 만드는 단일 목재 활(셀프 보우)로, 일반 장궁보다 더 두껍고 강하게 만든다. 갑옷을 뚫도록 가늘고 뾰족한 보드킨 화살촉을 쓰면 사슬갑옷은 물론, 가까운 거리에서는 비교적 얇은 판금까지 꿰뚫을 수 있었다. 이 엄청난 장력을 감당하려면 궁수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해를 단련해야 했고, 그 평생의 훈련 탓에 궁수의 유골에서는 척추 만곡, 왼팔 뼈의 비대, 어깨·손가락 관절의 변형 같은 뚜렷한 흔적이 남는다.
기원
워보우는 13~15세기 잉글랜드에서 군용으로 발전한 강력한 전쟁용 장궁이다. 본래 웨일스 지방의 활 전통에서 비롯해 잉글랜드 군대가 받아들였고, 백년전쟁기에 그 위력이 절정에 달했다. 1545년 침몰했다가 1982년 인양된 헨리 8세의 군함 메리 로즈호에서 다수의 장궁과 수천 발의 화살이 발견되었는데, 복원·계측 결과 활의 장력이 약 100~185파운드에 이르러 그 어마어마한 위력이 실물로 확인되었다. 잉글랜드는 법으로 활쏘기 훈련을 의무화해 숙련 궁수의 층을 두텁게 유지했다.
외형·특징
- 장력 150파운드(약 68kg) 이상의 극도의 강궁
- 보드킨 촉으로 사슬갑옷·얇은 판금까지 관통
- 궁수 유골에 남는 뚜렷한 골격 변형
- 메리 로즈호에서 실물 다수 발견 (1545년 침몰)
- 주목(yew) 한 토막으로 깎은 단일 목재 활
- 집중 사격 유효 사거리 약 200m 이상
스토리
워보우의 진가는 대규모 야전에서 여럿이 한꺼번에 쏘는 집중 사격에서 드러났다. 잉글랜드 장궁수들은 하늘을 뒤덮는 '화살 폭풍'을 퍼부어, 돌격해 오는 중갑 기병의 말과 사람을 함께 무너뜨렸다. 갑옷을 노릴 때는 가늘고 뾰족한 보드킨 촉을, 말이나 무장이 약한 적에게는 넓은 브로드헤드 촉을 골라 썼고, 100~200m 거리에서도 갑옷을 꿰뚫을 위력을 냈다. 크레시(1346)·푸아티에(1356)·아쟁쿠르(1415) 같은 백년전쟁의 전투에서, 이 장궁수들의 일제 사격이 프랑스 기사단을 거듭 괴멸시켰다.
약점
워보우의 가장 큰 약점은 활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었다. 150파운드가 넘는 장력은 궁수의 몸에 영구적인 손상을 남길 만큼 가혹해, 어린 시절부터 수년에 걸친 훈련 없이는 제대로 당길 수조차 없었다. 즉 강한 활 자체보다 그것을 다룰 숙련 궁수를 길러 내는 일이 어려웠고, 한 세대를 길러야 비로소 군대를 채울 수 있었다. 누구나 짧게 배워 쏠 수 있는 석궁(크로스보우)이나, 이윽고 등장한 화기와 달리, 워보우는 평생의 단련을 요구했기에 그 활쏘기 문화가 시들자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문화·역사적 의미
워보우는 중세 잉글랜드의 군사력과 국가 정체성을 상징하는 무기다. 백년전쟁의 승리를 떠받친 장궁수는 자유민(요먼) 신분의 자부심과 결합해, 로빈 후드 전설처럼 영국인의 민족적 영웅상으로 자리 잡았다. 잉글랜드 왕실은 활쏘기를 국방의 근간으로 보아, 에드워드 3세가 1363년 칙령으로 성인 남성에게 일요일·축일의 활쏘기 연습을 의무화하고 활쏘기를 방해하는 놀이를 금하기도 했다. 이렇게 길러진 숙련 궁수의 층이 크레시와 아쟁쿠르의 승리를 가능케 했다.
대중문화 등장
워보우는 중세·백년전쟁을 다루는 작품에서 상징적인 원거리 무기로 등장한다. 로빈 후드 이야기를 비롯한 영국 중세 배경의 영화·드라마,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토탈 워' 같은 전략 게임에서 잉글랜드 장궁수의 '화살 폭풍'이 자주 묘사된다. 판타지에서도 긴 단일 목재 활은 정통 궁수의 상징으로 흔히 그려진다. 다만 창작물에서는 워보우의 가혹한 장력과 그것을 다루기 위한 평생의 단련이 거의 반영되지 않아, 가벼운 활을 누구나 쉽게 쏘는 모습으로 단순화되곤 한다.
재미있는 사실
- 1545년 침몰했다가 1982년 인양된 군함 메리 로즈호에서 다수의 장궁과 수천 발의 화살이 발견되었고, 복원·계측 결과 장력이 약 100~185파운드에 이르러 워보우의 어마어마한 위력이 실물로 확인되었다.
- 주목(yew)으로 만든 단일 목재 활은 사실상 천연 복합궁으로, 인장에 강한 옅은 색 변재(辺材)를 활 바깥쪽에, 압축에 강한 짙은 심재(心材)를 활 안쪽에 두어 한 토막의 나무가 두 겹처럼 작동하게 했다.
-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 3세는 1363년 칙령으로 성인 남성에게 활쏘기 연습을 의무화하고 방해되는 놀이를 금했는데, 이렇게 길러진 숙련 궁수층이 크레시·아쟁쿠르의 승리를 가능케 한 반면, 평생의 단련을 요구한 탓에 그 문화가 식자 빠르게 사라졌다.